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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테크놀로지 (재무건전성, 유리기판, 저평가)

by think59095 2026. 5. 3.

2024년 단 한 해에 순손실 516억 원.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이 회사를 그냥 넘기려 했습니다. 그런데 2025년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니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 1년 만에 적자 늪에서 흑자로 돌아선 이 사례, 단순히 지나치기엔 아까운 구석이 있습니다.

 

재무건전성: 적자의 원인과 턴어라운드의 실체

HB테크놀로지가 2024년에 기록한 대규모 손실을 두고 "기술력과 시장 지위가 아무 의미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읽었습니다. 손실의 구조를 뜯어보면 영업 본업이 무너진 게 아니라, 세 가지 외부적 충격이 겹친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520억 원 규모의 투자 손실입니다. 이는 지분법 손실에 해당하는 항목으로, 지분법 손실이란 회사가 지분을 보유한 관계사가 손실을 낼 때 그 손실의 일부를 자신의 재무제표에도 반영해야 하는 회계 처리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내가 투자한 곳이 망하면 그 손해가 내 장부에도 찍히는 구조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답답한 건, 회사가 어떤 관계사에서 이 손실이 발생했는지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제가 직접 공시 자료를 찾아봤는데, 그 세부 내역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불투명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둘째는 수익 없는 성장의 역설입니다.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45% 늘었는데 영업 손실이 동시에 발생했습니다. 이는 매출원가율, 즉 제품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판매 가격을 초과하거나 그에 근접했다는 뜻입니다. 원가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이고, 이 부분이 당시 저를 가장 불안하게 만든 지점이었습니다.

셋째는 신사옥 건설을 포함한 대규모 자본 지출입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건 이해하지만, 수익이 나지 않는 시점에 수백억 원의 고정 비용이 더해지면 재정 압박이 심해지는 건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2025년 결산 결과는 달랐습니다. 부채비율이 34.08%로, 일반적으로 100% 이하를 재무 안전 기준으로 보는데 이 회사는 그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자보상배율은 18.50배를 기록했는데,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이 배수가 높을수록 이자를 갚고도 여력이 넉넉하다는 의미입니다. 18배라면 사실상 부채로 인한 위기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2026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보통주 1주당 20원의 현금 배당도 결정했습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적자 기업은 배당을 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흑자 전환을 숫자로 증명한 셈입니다. 현금성 자산 약 291억 원도 보유하고 있어 단기 유동성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2025년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의 투자 사이클과 맞물려 HB테크놀로지의 수주 흐름이 개선되었다는 점도 이 흑자 전환의 배경 중 하나입니다.

유리기판과 저평가: 다음 사이클의 실체는 있는가

이 회사를 다시 들여다보게 된 진짜 계기는 유리 기판 검사 장비 공급 소식이었습니다. "테마주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이 건에 한해선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HB테크놀로지는 SKC의 자회사인 앱솔릭스(Absolics)에 유리 기판 검사 장비를 실제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유리 기판이란 기존 플라스틱 패키지 기판을 유리로 대체한 반도체 패키징 소재로, 열 팽창률이 낮고 배선 정밀도가 높아 AI 반도체용 고밀도 패키징에 적합한 차세대 소재입니다. 핵심 과제는 미세 균열(Crack) 검출인데, 이 부분에서 HB테크놀로지의 광학 검사 기술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단순 테마와 구분되는 이유입니다. 제가 직접 공급 이력을 확인하고 나서야 투자 검토 대상에 올릴 수 있었습니다. 숫자가 찍혀야 믿는 편이라서요.

삼성디스플레이의 8.6세대 IT용 OLED 라인 투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입니다. OLED란 유기발광다이오드(Organic Light-Emitting Diode)의 약자로, 각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 방식입니다. 별도의 백라이트 없이 완벽한 블랙을 구현할 수 있어 명암비가 뛰어나고, 태블릿과 노트북 등 IT 기기로 채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라인에 본격 투자를 집행하면서 HB테크놀로지의 검사 장비 수요가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매출 가시성을 높여주는 요소입니다.

이차전지 외관 검사 장비 매출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도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봅니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배터리 셀의 품질 관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이는 HB테크놀로지가 디스플레이 한 가지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현재 주가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약 0.71~0.88배 수준입니다. PBR이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이 수치가 1 미만이면 회사를 당장 청산해도 주가보다 더 많은 자산이 남는다는 뜻입니다. 이런 저평가 구간에서 실적까지 개선되고 있다면,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HB테크놀로지의 2025년 실적 관련 세부 현황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 회사를 볼 때 확인해야 할 핵심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2025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 지속 여부 (분기별 추이 확인 필수)
  • 유리 기판 검사 장비의 앱솔릭스 납품 물량 확대 여부
  • 이자보상배율 및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의 유지 여부
  • 지분법 손실의 원인이 된 관계사 현황 해소 여부

이 회사가 '똑똑하지만 가난한 챔피언'이었던 시기는 2024년이었고, 2025년부터는 그 수식어가 서서히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리 기판이라는 새로운 수요처와 OLED 라인 투자 사이클이 맞물리는 시점에 재무 구조까지 개선됐다면, 적어도 지켜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다만 이 글은 제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개인 의견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반드시 본인이 직접 확인하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17GDBX7c-Po&t=24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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